파주 출판단지 안에 있는 김영사 행복한 마음에 방문했을 때 보다 와서 마저 보고 싶어서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에 방문해서 무라카미하루키의 더 스크랩을 빌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더스크랩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문에 연재하던 컬럼을 엮은책이다. 소설가 무라카미하루키를 알게 된 것은 엉뚱한 계기였다. 당시 PC통신 천리안으로 채팅에 빠져있었는데, 채팅 방을 만들 때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라는 제목을 썼었다. 당시에는 그 게 책 제목인 줄도 몰랐다. 요새야 궁금하면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되지만....PC통신으로 검색해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리고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무라카미 류]의 작품이다. 그렇게 무라카미를 알게 되었다. 그게 류인지 하루키인지 별로 개의치 않던 시절이다. 그러다 일찌감치 군대에 입대했는데, 자대배치 받은 내무반의 책장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가 꼽혀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무라카미 류]. 한 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읽을 때...그 당시 내가 처했던 상황이 군대 복무중이란 점이 중요하다. 어찌나 에로틱하게 느껴지던지... 마약하고 섹스하고 또 섹스하고 마약하고... 그래서 무라카미의 책을 찾았다. 책장에는 또 다른 무라카미의 책이 꼽혀 있었다. "노르웨이의 숲" 왓하~ 이거야 이거....그런데 언제가 읽었던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 몰래 보았던 "상실의 시대"의 다른 제목, 아니 원제목이 "노르웨이의 숲"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였다. 류의 작품보다 하루키 작품이 더 담담하면서도 더 에로틱하게 느껴지고 재미도 있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류의 책들은 성을 탐닉하면서 하드보일드하면서 허무주의자들의 염세적인 느낌의 책이라면 ... 하루키의 책은 오히려 제목자체가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하드보일드를 제목에 썼지만 정작 하드보일드하지 않다. 그냥 덤덤하고 담담하다. 류나, 하루키나 비슷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인지라...사실 어찌보면 약간은 둘다 허탈함, 공허함이 감도는 작품을 써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더 스크랩"은 1980년대를 추억하며, 하루키가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을 주욱 모아놓은 책이다. 과거에 썼던 글들이라 80년대의 정서가 묻어난다. 80년대를 초등,중학생으로 보낸 내게 생소하지 않고 반가우면서 향수가 어린 느낌이랄까? 그리고 어떻게 읽다보면, 김양수 작가의 네이버 웹툰 "생활의 참견"이 연상되기도 한다. 생활의 참견 바로가기 :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5613 "헤비 스모커가 많아서 놀랐다. 기껏 산속에 묻혀 지내며 수행하는 것이니 담배 정도는 끊는 게 좋지 않나 싶었지만,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하여간 담배는 골칫덩어리다." 그러고보니, 언제부턴가 내가 글쓰는 문체가 하루키의 문체를 닮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딱히 그다지 하루키의 광팬도 아니건만.... 구입해서 보기에는 돈아깝고. 집근처 도서관에서 틈틈히 빌려보며 과거의 향수에 젖기에 딱 좋은 책이다.